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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여리

하우스워밍파티

그냥 말하자면 집들이.

어쩌다뵈 삼시세끼찍듯이 방 안에 박혀서 밥을 주구장창 해먹으며 즐기는 집들이가 되었다.

그런데 집들이라면 집에서 밥을 해먹는게 제격이니깐 재밌었다.

 

손 크게 음식을 잔뜩 만드는데서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한국여자라면 다 느끼는 거잖아. 나도 거기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밀푀유 나베에 감바스. 감바스하고 남은 기름으론 다음날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고, 와인과 맥주를 곁들여 마시기도 했다. 그리고 전부 다 먹었다. 최고지!!!!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겠다고 집들이에서 당당히 선언했지만 난 곧 실패할것이다. 친구들이 다음번에 집에 올 때는 와인잔을 사와야겠다고 말했고, 나도 식기를 더 들여놔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아마 이것은 실행에 옮겨질 것이다. 우리는 먹는 것과 관련해서는 실행력이 높아진다. 10년 넘게 알아온 우리는 서로를 소름끼치도록 파악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건 단점이 아니다.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있기때문에 대외적으로 내놓기 부끄러운 취향을 공유하고 있으며 사실 그러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으로 우정을 지속시켜온 측면도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 취향을 맘껏 즐겼다. 잠옷을 맞춰입고 동영상을 찍어대고 앨범을 사고 초대장을 만들거나 하는 것들...

이런 기억을 만들 수 있는 것은 행운이지.

그리고 친구들과 이야기 하면서 나는 하고 싶은게 많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이 친구들과 있으면 자꾸 뭘 하고 싶어 하고 소망을 말하게 된다. 다른 곳에선 전혀 그러지 않는데. 신기하지. 그래서 친구들은 내가 목표를 가지고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이야기 해준다. 그땐 정말 그런 사람이 된 것 같다. 이 기분이 아직까지 남아있어서, 행복의 잔향을 맡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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