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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시

마드리드3

게을러 터져서 이제야 다시 일정정리를 한다.

그 다음날의 일정은 마드리드 왕궁과 프라도 미술관.


아침 일찍 일어나 왕궁으로 향했다.

여전히 좋은 날씨였다.
아무것도 보지 않아도 사랑스러운 날씨덕에 그냥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햇살 가득한 길거리를 얇은 옷을 걸친채로 걸으며 초록색 이파리와 함께 걷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황량한 핀란드여...


왕궁으로 가는 길 오페라역 근처에서 아침을 먹었다. 사촌오빠가 크루아상이 예술이라며 추천해주었던 곳으로, 그 말은 정말이었다. 이 크루아상을 먹고 핀란드에 와서 크루아상을 먹으니 진짜 맛이 없었거든. 크루아상이 바삭하고 촉촉한데 풍미가 있고 겉은 향긋한 향이 나는 설탕물을 발라놨다.  엉엉 또 먹고싶다... 오렌지 주스도 맛있다. 스페인에서 흔히 볼수 있는 오렌지를 그대로 기계에다 넣어 즙을 짜낸 주스! 이건 맛이 없을 수가 없는거 아닙니까..
결국 크루아상을 하나 테이크 아웃해서 갔다.


그렇게 크루아상을 하나는 배에다가, 또 하나는 손에다 들고 도착한 왕궁.
운이 좋게도 근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었다. 굿굿!
말들도 교대를하는데, 퇴근하는 검은말을 흰 말이 얼마나 부럽게 쳐다보던지... 왠지 모르게 나에게까지 그의 피곤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구시대적 유물로 고통받는 말과... 근위병과... 그것을 여전히 원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 거기에 쿵짝을 맞추며 다시 이걸 조장하는 자본주의와... 대체 왕조와 권위에 대한 알수없는 향수는 무엇일가...


나는 그런 생각을 뒤로한 채 정원 벤치에 앉아 크루아상을 깠던 것이다. 잡념을 잊기위해. 그리고 역시 잡념을 잊을만한 맛이었음 b

 정원은 미로마냥 작은 덤불나무들이 깔끔하게 엉겨있다. 사이사이 커다랗고 네모난 나무들과 분수와 동상이 콕컥박혀있다. 거대한 이 정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었다. 나도 여기서 크루아상을 념념

다 먹고 엄마랑도 전화를 하고 궁을 나왔다. 궁 바로 뒤에는 커다란 성당이 있다.
이름하야 알무데나 대성당!!!


커서 한 프레임암에 들어오지가 않는 이 성당은 역시나 관광객들로 그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활절 주여서 더 많았던것 같다. 왕궁도 줄이 너무 길어서 들어가지 못했으니까 ㅠㅠ (프라도를 넉넉하게 가려면 포기해야만 했다)


성당에 들어가기전에 바라본 마드리드 시내.
스페인의 건조한 공기덕인지 늘 하늘이 저런 색이다. 땅에 가까워질수록 노랗게 그러데이션이 진다. 나무의 잎은 건조함에 잿빛을 띠고 햇살이 누렇게 비치는 그 특유의 공기를 잊지 못할 것 같다.




성당은 무지하게 컸다. 새로운 카톨릭 수도를 위한 마드리드의 대성당.

성지순례가 되어버린 것 같은 스페인 여행이지만, 성스럽다거나 종교적인 느낌이 싫지만은 않았다. 프로이트가 반박한 오세아닉 필링은 이런 것이군,하고 몸소 체험하고 온 셈.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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