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nbook 챌린지의 첫 번째 책인 레베카를 완독.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영화와 뮤지컬을 관람한 상태로 읽었기에 줄거리를 죄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초반부의 묘사는 상당히 지루했다. 초반 3분의 1을 읽는데 시간이 가장 오래걸렸으니까.
이 작품의 백미는 레베카와 나의 갈등이기 때문에 '나'와 맥심의 관계가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했음도 그 지루함에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뮤지컬과 비교해가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뮤지컬에서는 묘사되지 않았던 '나'와 막심의 엄청난 나이 차이가 스무살 가량이라는걸 다들 알고 계셨는지!
중후반부부터 이 소설을 놓을 수 없게 된다. 손에 땀이 나서 페이지가 눅눅해진 적도 있다. 다 아는 내용이지만 글로 읽으면 주인공의 불안한 속내를 속속들이 느끼게 된다는 점에서 극 관람보다 더 짜릿하다. 인물들간의 공범의식과 말 한마디 없이 오로지 예감으로만 느끼는 동질감, 사건의 본질과 관계없이 내게 충족된 욕망에 취하는 모습은 직관적이지만 아무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그래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책을 읽는 나만이 느낄 수 있는 묘미이다. 짜릿하다고 밖에 말 할 수 없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마지막장을 읽고나면 다시 첫페이지로 돌아가게 되어있다는 점이다. 회상을 하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액자식 구성이라 끝과 처음이 통하는데, 마지막 문장을 읽고는 현재 그들의 일상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작가가 초반부에 뿌려놓은 힌트를 과자부스러기를 뒤지는 비둘기처럼 찾아댔다. 지루했던 초반부는 소설을 다 읽고 다시 돌아가 읽을 때 수백배는 더 흥미롭고 재밌다.
'CHALLENGE > #Burn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월의 부록: 곤마리씨, 우리 집 좀 정리해 주세요. (0) | 2019.07.15 |
---|---|
6월의 책 : 문화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0) | 2019.07.05 |
5월의 책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0) | 2019.07.05 |
3월의 책까지는 정리 되어있을줄 알았는데... (0) | 2019.05.28 |
2월의 책 : 첫사랑 (0) | 2019.03.03 |